잡담

한국인이 느낀 한국 여행 후기

개론

일본 친구 2명이 7년만에 한국에 놀러왔다.

결정된 계기는 별거 없었던거 같다. 음 기억은 안나는데, 왠일로 해외가고 싶다고 말해서 커먼커먼 이라고 했더니 진짜 행동해와서 어 이게 진짜라고? 하고 계획을 세우고 퉁퉁퉁...

나도 좀 놀고싶은 마음은 있었기에 + 일본을 안가도 너무 안간 상황이여서 타이밍적으로 좋았다. (일본 놀러가는게 거의 전부 친구 만나러 가는거니)

게다가 2월 28일부터 3월 2일까지 2박 3일, 정하고나니 생각났는데 그땐 3.1절이었다.

와우!

그러면서 했던 한국 여행이야기가 나름 기록할 만 한것 같아 남겨본다.

여행준비

일본인의 여권 발급 사정

일본인은 해외여행 안가기로 나라에서 골치를 먹을 정도로 해외여행을 안간다. 반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맨날 외화유출된다고 호들갑 떨 정도로 해외여행을 많이간다.

아시아경제 | https://www.asiae.co.kr/article/2025022515510242358

설 연휴 해외 여행객이 선택한 여행지 중 1순위는 일본이었다. 설 연휴 기간 일본으로 떠난 여행객 수는 27만6237명으로 지난해 설 연휴(12만2778명)보다 2배 이상 늘었다. 또한 올해 1월 일본에 간 한국인 입국자 수는 97만9042명으로 사상 처음 90만명을 넘어 월간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같은 시기 해외여행을 한 일본인 수(91만2325명)보다 6만여명 많다. 일본에 간 한국인 수가 전 세계로 나간 일본인보다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권 없는 친구들이 대부분이다. 이번에도 다들 갑자기 여행계획이 정해지고, 다들 여권을 확인했는데 한명이 기간 만료였다.

긴급히 마이넘버카드(일본의 민증같은거)를 들고 편의점가서 이리저리 했는데, 결국 잘 안되서 발급까지 2-3주가 걸렸다. 자칫하면 여행일정을 미뤄야 할수도 있었다...

지도앱

해외에는 대부분은 구글 맵을 쓴다. 사정이 어찌되었건 우리나라에서는 네이버지도가 대체 불가능하다.

중앙일보 |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0175

이렇게 구글보다 막강한 자국 지도앱을 쓰는 나라는 단 3개 국가예요. ‘바이두 지도’를 가진 중국, ‘얀덱스 지도’를 가진 러시아, 그리고 네이버 지도를 가진 한국입니다.

 

가능한 중립적으로 말하자면, 자국 플랫폼이 있다는 것은 단점보다 장점이 많다 생각한다. 그렇지만 실제로 inbound 관광객을 신경쓰기 힘든 요소다.

상황이 그렇다보니 내가 네이버앱으로 POI를 찾고, 친구들에게는 구글맵으로 POI를 다시 찾아서 보내는 촌극이 많이 발생하였다.

양쪽을 다 써본 입장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불편해도 구글맵을 쓰는것은 아주 힘든 일이다.

네이버지도가 외국인 대응을 잘 해주면 좋을 것 같다. 현지에 가면 현지 앱을 까는건 기본이기에 구글맵을 사용해줄 수 있게 하기보다 현지앱을 외국인도 쓰게 해주는게 좋을 것 같다. 나도 유럽가서 유레일이든 네덜란드 교통앱이던 다 깔았다.

터미널

내가 차로 마중나가기로 했는데 인천공항 터미널이 1,2 로 나뉘어져있어서 확인해야할 사항이 조금 있었다.

다행히 2명다 2터미널이었고, 비슷한 시간대로 잡았다. 나리타같은 경우 1,2,3 터미널을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수준인데 인천공항은 그게 아니라 터미널이 틀리면 좀 복잡해졌다.

돌아갈때는 한명은 1터미널, 한명은 2터미널이여서 따로따로 데려다줬다.

여행중

관광 스팟을 마구 돌아다니는 여행 스타일이 아니기에 관광지같은 곳을 많이 가지는 않았다. 일반 여행기 이야기는 뻔하니 제외하고 적어본다.

  • 애기봉 평화 생태공원 : 판문점을 가고싶었는데 판문점 관광이 지금 막혀있어서 북한이 보이는 스타벅스로 대체.
    • 입장할 때 총을 들고있는 진짜 군인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는 친구의 평 (일본은 자위대 뿐이니)
    • 북한이 진짜 보이고 진짜 사람도 볼 수 있었기에 좋았다. (XR망원경이 좋았다. 위의 사진은 XR망원경으로 촬영 후 폰으로 옮김)
    • 개인 외국인 관광객이 오기 힘들어서 그런지 외국인용 신청서 양식이 있는 통이 비어있어서 없어서 달라고 하니까 내거 한장 딱 주더라. 안채워놓는듯...
    • 이라고 생각했는데 내려올 때 타는 버스에서 일본인 여행객 한 쌍 더있었음. 은근 오는듯?
  • 토리키조쿠 홍대점 : 이야깃거리가 되지 않을까 해서 가봄.
    • 한국 한정메뉴인 불닭 친구들이 있었다. 겁나 매웠다... 근데 맛있었는지 돌아갈때 불닭소스 사감.
    • 놀랍게도 Cass 0.0 레몬을 맛있다고 함. 그거랑 소주랑 타먹는 메뉴가 있었는데 내가 소맥이랑 뭐가 다른겨~ 라고 했더니 친구들이 이거 완전 홋피 라고 말해줌. 그러네, 소맥 아니네!
    • 일본인 직원분이 처음에 한국어로 하다가, 일본인인거 아니까 바로 일본어로 해주심. 이게 일본여행이지.
  • 베스킨라빈스 : 한국 한정 맛을 먹으러 출발.
    • 와플컵인가? 그거 일본에 없다고 하면서 맛있게 먹음.
  • 돌솥비빔밥 : 귀국 공항에서 먹음. 그냥 비빔밥이 아니라 돌솥에 있는 그거여야 한다는 그의 고집. 나도 일본 찻집 가서 말차 주문했는데 급식실 철컵에 나오면 좀 꺠긴 함.
  • 청계천 산책 및 데모 구경 : 청계천은 일본 서브컬쳐 중의 일부에서 왠지 많이 언급되는 전설의 강.
    • 평범하게 관광지로도 좋아서 보러 가기로 함. 다같이 맥주를 마시면서...는 한명은 귀국 후 운전해야해서, 나는 운전을 해야해서 한명만 마시면서 산책. 한국다운 맥주를 마시고싶다길래 곰표맥주를 추천해줬다.
    • 물 나오는 곳까지 갔는데, 거기 올라가보니 시기가 시기라 화끈한 데모를 라이브로 즐길 수 있었음.
  • 이상한 일본어 구경 : 도산 및 홍대를 구경하며 자연히 보이는 이상한 일본어 간판들.
    • 세로쓰기인데 장음을 세로가 아니라 가로로 표현한다던지
    • 한국어 음독을 그대로 (카나카나도 아니고) 히라가나로 적어둔다던지
  • 오락실 구경 : 리듬게임 매니아라 어뮤즈타운을 들림
    • 이렇게 오락기가 많은 곳은 일본에서도 흔치 않음 (특히 팝픈이 6대 - 지금은 5대 - 였기도 하고, 사볼도 무쟈게 많음)
    • 그 옆에 있던 타이코랩스도 구경. 일본에서도 태고 전문 오락실은 없기에 신기방기.
    • DDR하고 이지투디제이 한판 하고 귀가. 친구가 DDR 프리미엄으로 하고싶다길래 왜 그런지 믈어봤더니 세부 속도조절이 프리미엄에서만 된다고... 근데 나는 노말모드에서 세부속도조절 잘 했는데 이게 나라별로 요금제 별 옵션이 다른건가? 싶었음.
  • 명동 실탄사격장 : 일본에서는 일반인이 실탄 쏘기가 불가능에 가까울정도로 힘들단다! 그래서 필수코스로 방문
    • 친구들은 소설이나 만화 영화에 나왔던 걸로 다들 신나게 사격. 나도 권총 쏴볼 일이 없었어서 한발 했다.
    • 일본어 대응이 되서 좋았다. 사로에 들어가면 내가 설명해줄 수가 없으니...
    • 적당히 쐈다 생각했는데 나는 97점, 친구들은 60-70점대. 군대의 훈련, 헛하는게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음. 맞다 여기 휴전국이지.

그 외에 기억나는거

  • 막차 끊긴 후까지 마시는거 너무 좋다고 했음. 택시가 싸다 이말이야~ 새벽에 탄 택시로 즐기는 롤러코스터까지 풀로 즐기게 해줬음. 차선이라는 개념이 없네 라고 말하던 그 모습...
  • 바에 가서 한국다운거 없나요 했더니 바텐더씨가 전통주가 없어서 죄송하다 하면서 고민하더니... 깻잎향이 들어간 칵테일을 준비해주셨다. 일본에서도 깻잎을 안먹기에 바텐더씨 멋지다 생각하면서 저정도 해야 바텐더 하는구나 했음.
     * 일본 친구들에게 깻잎 설명하면 '아 이거 시소구나?' 가 꼭 한번 나옴. 겉보기에는 거의 똑같아서 오쿠라랑 고추 같은 사이임.
  • 닭갈비 집 갔는데 번대기 먹냐고 물어봐서 조금 주세요하고 일본 친구들도 먹임. 둘다 한번 먹은걸로 족하다는 평가. 나도 추억의 음식이지 많이 먹기는 좀... 그렇다.
  • 한국의 자동차 운전시 뒷꽁무니에 붙이는 운전문화에 화들짝. 일본은 앞차 타이어가 보일 정도까지만 붙여야한다고. 좋은 기준같아서 나도 앞으로 참고해서 써먹기로 했다.
  • 삼겹살집에서 일본어로 대화하고 있으니 고기구워주던 직원분이 일본어로 말을 걸어주셨다. 그래서 조금 이야기를 했더니 중국어도 하실 수 있다고 했다. 나중에 여쭤보니 조선족이셨다. 일본어를 하실 수 있는 이유도 일제강점기와 연관이 있어서. 이렇듯 일본과의 복잡한 관계는 조금만 위로 올라가도 나와버린다. 나는 글로벌시대에 살고있다.결론적으로는 없었다. 당연한 기우긴 했지만...지하철에서 왜 저사람이 성조기하고 태극기를 같이 들고다니는지 설명을 하긴 해야했다. 사실 나도 잘 모른다.
  • 친구가 요츠바랑을 사갔는데, 여행간 나라의 요츠바랑을 사서 모은다고 함. 좋은 아이디어다 싶었음. 우리나라에는 그렇게 세계로 출시되는 만화가 없어서 하기 힘들어서 따라하진 못함. 
  • 맥도날드에서 불고기버거 먹는거 깜빡함

3.1절이라 뭐 있었나?

3.1절이라 가려던곳이 휴일일 수 있다는 점이 유일한 걱정이었는데, 다행히 그런곳은 없었다.

 

특이사항으로는 공항에서 나오는 도로에 태극기가 쫙 깔려있었다는 점. 평소에도 있었는데 내가 눈치를 못챘나? 했는데 서울 진입 후 도로에도 태극기 쭉 깔려있는거봐서는 3.1절이라 그런거 맞는듯.

마무리

재밌었다.

근데 여행하면 피곤한건 다 그런가보다. 국내여행도 피곤하다 이제

사진 몇개 올리며 마무리한다.

 

한국 필수코스 한강라면
전세계 공통의 전동킥보드/자전거 방치
스벅과 북한
곧 재건축한다는 리버사이드 호텔에서 한컷. 경치만은 기가맥혔다.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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