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조금 늦은 2021년 회고

Press F to Pay Retro-Respect

2021년이 지나고 2022년이 되었다.

요 몇년간 제대로 된 회고를 작성하지 않았는데, 회고를 쓸까 고민하다가 다른분들이 회고를 쓰는 것을 보고 자극받아서 이렇게 써본다.

  • 코로나의 해

2021년에도 여전히 코로나는 있다. 이 회고는 사실 해가 바뀔 때 쯤 초안은 작성되었는데, 카페 갈 시간이 생기질 않아서 완성하지 못했다. 왜냐면 나는 야행성인데 9시에 카페가 닫기 때문이다... 내 생체시계상 오후 4시쯤이면 세상이 멈추는 것이다. 어찌 이런일이...

잠깐이면 끝나겠지 했던 코로나는 아직 나를 잡아두고 있고, 이쯤에서 회고를 통해 앞으로의 계획을 다시 세워보는것도 좋겠다.

  • Good Bye, 아이짱

지금의 나와 과거의 나를 비교했을 때 가장 다른 점은, 이 AI를 복구해주세요 작업이 완전히 끝났다는 사실이다. 개발중이였을때는 출근하고 유니티, 퇴근하고 유니티, 바뀌는건 유니티의 스킨 색깔뿐인 삶이 계속되어서 내가 진짜 뭘 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을 할 수 없는 환경이였고, 할 생각도 없었다.

이것은 취직하고도 계속되었는데, 아무래도 내 안에 미련이 남아있었던 것 같다. 출시 후 한동안 게임을 방치하다가, BIC를 계기로 마지막으로 하고싶은걸 전부 한 후 BIC 전시까지 하고 나서 모든 한이 풀린 것 같다.

지금은 개발자로써의 내가 아닌, 사람으로써 다양한 것을 해보려 하고 있고, 하고 있다. 운전 연습을 시작했고, 옷도 한가득(당사비교수치)이나 샀다. 일본을 못가는 상황이니 이 기회에 국내 여행도 자주 가고, 못 봤던 친구들도 많이 만나고 있다.

게임개발에 대한 열정이 사라진 건 아니지만, 다음에 달리기 위한 휴식기를 겸해서, AI짱 개발로 배운 점을 고려해 다음엔 어떻게 달릴지를 행복하게 꿈꾸며 살고있다.

간혹 새벽에 센치해질때 작업 레포하고 상점 페이지를 본다. 지금 생각해도 참 재밌는 작업이었다. 하지만 이게 내 인생에서 가장 재밌었던 작업이 되지 않게 하기 위해, 놓아주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 좌절된 대학원행, 다시 회사원으로 된 나

산업체복무를 할때는 복학이 그리 기다려졌는데, 내 복학은 코로나가 ‘냠’ 하고 먹어버려서 어느새 다시 회사원이 되었다. 분명 대학원 간다고 이리저리 했던 시기가 있었는데, ‘응 안되~ 해외 대학원? 코로나야~’ 에 먹혀버렸다. 우선 뭐라도 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회사에 들어가야겠다 생각했고, 운 좋게도 좋은 팀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전에도 회사에 있었지만, 지금과 바뀐게 있다면 이제 게임개발이 업은 아니라는 점이다. 좀 더 프로그래밍만 하는 쪽에 가까워졌다.

이는 내가 회사에서 게임 프로그래밍을 계속 하고 싶은지 에 대해 확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러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분명 후회할 것이라 생각했다. “이 길도 좋은 길이잖아”가 아닌 “이 길 말고는 마땅히 없다” 정도의 확신이 없었다. 그래서 할 수 없었다.

개발자로써 일하면서, 내가 가장 얻고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계속 고민해야 할 것 같다. 그때까지는 언제나 그랬듯이 지금 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다. 일단 코로나 끝나기전까지는 움직일수가 없는 상황이니까...

대학원의 꿈은 잠시 가슴 한켠에 두기로 했다. 지금 가는건 기회비용이 너무 크다.

  • 개발자로써의 나와 생산자로써의 나

아이짱을 발매한 덕분에, 내가 하고싶은 것이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해볼 수 있었다. 게임을 만들고 싶은건 맞는데, 왜 게임을 만들고 싶어했는지, 그리고 그것이 꼭 게임이었는지를 생각해보았다.

그렇게 생각해본 결과 내가 원했던 것이 좀 더 명확해졌다. 어떠한 목적과 마감을 가지고 다 같이 무언가를 만드는 것, 그리고 내 생각을 표현하는 무언가를 만드는 것이었고, 게임은 그 수단이었다.

이렇게 원하는 것을 생각해 그리고 이를 위해 배워야 할 것도 알았다. 표현수단으로써 그림을 배워야하고, 블로그에 쓰던것을 유튜브로도 옮겨야 한다. 이러면서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찾아서, 재미난 일을 또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려면 홍보도 해야할 것이다.

여전히 게임은 재밌고. 내 개발자로써의 역량도 녹슬지 않게 해주기 때문에, 계속 개발하고 싶다. 무엇보다 재밌기 떄문에 계속 하고 싶다.


그래서 내년엔 뭘 하지?

우선 회사 업무에 자신감이 붙을 정도의 지식이 필요하다. 아직은 전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기에, 이러한 자신감 하락이 취미생활에 시간을 내는 데에 악영향을 미친다. 내 실력에 자신이 있어야 다른 일도 잘 되겠다 싶겠다. (이 블로그에도 좀 더 글을 써보도록 하겠다.)

 

그리고 이리저리 뭘 만들어보고 싶다. 완벽한 하나를 내는것보다 실패하는 10개를 내는 게 더 어려운 일이라는걸 요즘 느끼고 있다. 실패를 할 땐 그 실패들에 마주보며 자신을 다듬어야 하기 때문에. (그래서 이 회고도 완벽하게 작성하려다가 안써지는 것을 보고 시간을 정하고 썼다는 것을 기록해둔다...)

특히 실패를 해보는게 중요한 것 같다. 나중에 가면 실패할 자유도 없어질 거니까. 아이짱 개발기간은 내 인생의 공백기간이라 생각하고 난 그냥 20대 초반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이렇게 생각해도 단점이 없더라.

 

그러면서, 코로나가 끝날 진 모르겠지만 코로나가 끝났을 때 여러가지를 할 수 있도록 준비해두고 싶다 :)


왜냐면 그거 외에 할 수 있는게 없으니까!!!!!